미국월가의 해외투자자들은 남북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의 대한(對韓)투자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메릴린치와 도이체방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남북한간에 무르익고 있는 경제협력확대 분위기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통일비용 부담에 의한 부정적 측면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 경제통합에 의한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에따라 당분간 한국물에 대한 투자규모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축소조정한다는 보수적인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배런스는 최신호(6월19일자)에서 미국내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운용자산의 한국물 편입비중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전문가들의 시각을 요약하면 "단기적으로는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홍역을 조기에 얼마나 잘 수습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지가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한투자전략에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 경계론 =과거 독일통일의 예에서 보듯이 경제적 비용부담이 예상외로 막대할 것이라는 점이 가장 많이 지적된다.

메릴린치의 툴리오 베라 이머징마켓 조사팀장은 "한반도 통일비용은 최소한 한국 연간 GDP(국내총생산)의 몇배에 이를 것이며 독일경우보다 상황이 더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자체 금융구조개혁에만도 2백5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야 하는 등 내부현안도 산적해 있어 엄청난 통일비용을 제대로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피터 페타스 수석 전략위원은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한국물을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까지 극언했다.

그는 "북한은 당장 식량및 에너지위기에서 벗어나는데 만도 2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수요에 시달리는 북한경제를 한국이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부정론자들중 일부는 이미 한국물 보유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등 "몸사리기"에 들어간 상태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머징마켓전문 투자기관인 루미스세일스본드펀드.

운용자산이 17억달러인 이 회사는 2년전 5%였던 한국물 편입비중을 최근 1.3%로 대폭 축소조정했다.


<> 긍정론 =남북한간의 평화정착으로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한국의 국방예산이 절감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클 것이라는게 긍정론자들의 지적이다.

또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있는 북한에 한국기업들이 본격 투자할 경우 양측 경제에 활력이 배가될 것이라는 기대효과도 제시한다.

캘리포니아의 성장(growth)펀드전문 투자기관인 캐피털리서치의 제임스 콜린스 사장은 "남북한 경협확대 및 궁극적인 통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전역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대형 경제권의 완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측면에 주목해 몇년전부터 한국의 수송및 건설관련 주식투자를 늘리는 등 장기적인 안목과 계산하에 대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전문기관인 국제투자연구소(IIE)의 헨리 세거먼 사장도 "한국은 외환위기후 불안했던 재정구조를 흑자기조로 되돌려 놓는 등 견실한 운영능력을 보여줬다"며 "남북한통일에 따른 단기적인 비용부담보다는 북한시장개방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해 현재 10억달러 규모인 한국물 투자기금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