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헤지펀드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69)가 1백1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운용의 키를 올해 36살인 아들 로버트 소로스에게 넘겨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소로스는 "로버트 소로스가 과도기의 조종자 역할을 수행하고 자금운용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말해 후계자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로버트가 자신의 후계자가 되려면 "사업수완을 먼저 보여야할 것"이라면서 "결코 왕조식의 인계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후 지난 94년 아버지사업에 뛰어든 로버트는 35억달러 규모의 부동산투자를 도우면서 웹TV사업에 투자하도록 하는 등 소로스 특유의 보수적인 투자패턴에 "쿠데타"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조지 소로스는 이날 영국 BBC 방송에 출연, 첨단기술주와 유로화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첨단기술주가 몰려있는 나스닥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고 확인하면서 앞으로 첨단기술주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첨단기술주가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면서 회수한 자금은 구경제주식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70세가 된 자신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투자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고수익보다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