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등 국제사회가 29일 페루대통령 선거를 무효로 선언했다.

이에따라 전날 결선투표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후지모리 대통령의 결선승리는 비합법적이며 중남미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결선은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어 "비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국가원수가 선출된다면 그 정권은 국민들에게 정통성을 주장할 수 없다"며 "후지모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관련,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페루에서 부정선거의 증거가 확보될 경우 페루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해도 좋다는 미하원의 결의안에 서명했다.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EU)의 선거감시단도 "투.개표 컴퓨터의 오류를 방치한 채 선거가 진행된 이상 결선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남미 주요 일간지들은 후지모리 정부가 결선투표 강행으로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 리마를 비롯한 페루 주요 도시에서 선거부정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