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개월여만에 다시 배럴당 30달러를 돌파,또 한번 고유가가 세계경제를 강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월초 배럴당 34달러를 넘어서 지난 90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가는 3월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결의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한때 배럴당 23달러대까지 내려갔었다.

그러던 국제유가는 이달들어 상승세를 지속,18일 다시 30달러선을 넘어섰다.

유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오는 9월까지는 OPEC이 추가로 증산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겸 OPEC의장은 최근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회원국들은 올 3.4분기중에는 증산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루이스 텔레스 멕시코 에너지장관 역시 최근의 유가상승에도 불구,즉각적인 석유증산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알리 알 누아이미 석유장관도 오는 6월 21일 빈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서 석유를 증산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분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여름철을 맞아 냉방기와 차량연료 소비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제석유시장에서 미리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선취매가 발생,유가가 오르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의 파업사태와 나이지리아 송유관 폭발사고,미국의 휘발유재고 감소 등도 유가하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이 없을 경우 세계적으로 오는 3.4분기에 하루 22만배럴,4분기엔 1백72만배럴의 원유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OPEC이 오는 9월 이전에 생산량을 늘리려면 유가밴드제에 의해 OPEC기준유가가 20일 이상 배럴당 28달러를 넘어야만 하나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유가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유가는 연평균 24달러로 지난해보다 4달러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막기위해 OPEC이 증산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유가가 장기적으로는 하락세로 돌아서 2001년에는 배럴당 21달러,2002년에는 1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선태 기자 orc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