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닷컴업계에서 생존을 위한 "짝짓기"열풍이 불고 있다.

인터넷 닷컴업체들은 최근 주가 급등락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데다 향후 사업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운이 좋은 닷컴기업들은 자사보다 더 큰 업체를 "구세주"로 만나 흡수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장부상의 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온라인 잡화점 피포드닷컴(Peapod.com)은 지난주 파산 직전에 국제적인 식료품 소매업체인 로열 어홀드에 인수됐다.

옴니컴 그룹은 인터넷 인력 중개사이트인 캐리어모자이크닷컴(Careermosaic.com)을 경쟁업체 헤드헌터닷넷(Headhunter.net)에 팔아치웠다.

또 인터넷 광고업체 사이버골드는 경쟁사인 마이포인트닷컴(Mypoints.com)에 의탁하기로 합의했다.

기프트서티피키츠닷컴(Giftcertificates.com)도 경쟁사 기프트스파츠닷컴(Giftspots.com)을 흡수키로 최근 결정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닷컴기업들의 짝짓기 경향은 더욱 강하다.

이는 각분야의 승자만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 나오는 현상이라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도 업계 선두주자의 인수야심을 부추기고 있다.

어홀드는 피포드닷컴 51%를 주당 3.75달러에 인수했다.

요즘 시세에서 50%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지난 97년 기업공개 당시 피포드 주가는 주당 16달러였다.

닷컴업체들의 대거 도산가능성 등 업계 수익성악화 우려도 짝짓기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이버골드의 최고경영자 냇 골드하버는 "분명한 승자에게는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겠지만 2등은 별 볼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악착같이 싸우는 것보다는 확실한 승자가 될 기업의 일부가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회사를 포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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