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려와는 달리 미 증시에 블랙먼데이가 재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가가 극도의 혼조세를 보여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17일 미국 주가는 장초반 지난주의 폭락세가 재연됐으나 곧바로 상승세로 반전, 미국발(發) 금융공황의 우려를 씻어냈다.

그러나 월가의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미 주가의 향방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주 폭락에 따른 저점매수세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어 향후 장세가 비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점도 주가가 더이상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수석투자분석가이자 월가의 그린스펀으로 불리는 애비 조셉 코언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연말까지 15%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 증권사인 도널드슨 루프킨&젠레트의 투자분석가 토마스 갤빈은 "지난주 미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면서 "추가하락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이번주 줄줄이 발표되는 미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양호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포드자동차 시어스 컴팩 등의 올 1.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덴버 투자자문의 펀드매니저 리차드 소콜은 "결국 주가는 기업의 수익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기업수익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주 폭락 여파로 크게 위축된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다 첨단기술주들의 거품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투자회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수석투자전략가 네드 릴리는 "인플레 우려가 지속되는한 "시장의 저주"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연준리(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나스닥지수가 작년에 비해 아직 32%나 상승해 있는 점을 환기시켰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투자분석가인 시아란 오켈리는 "투자심리위축으로 지난 6개월간 급등한 나스닥지수가 제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첨단주를 팔아치우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재료가 기술주 거품붕괴라는 대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여부가 미 주가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게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연준리의 금리인상 여부와 인상폭도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