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사운드 마켓팅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소리 디자인에 가장 먼저 신경을 쓴 기업은 세계 제1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그룹의 계열사 랑콤.2년전 화장품 용기를 바꿨다.

제품을 화장대나 테이블에 놓을 때 들리는 소리를 차별화했.아침에 바르는 화장품은 신선함을 연상시키는 청량한 소리를 내는 용기에 담았다.

반면에 저녁에 사용하는 나이트 크림의 경우 겉면에 포장용 유약을 바른 용기로 대체해 부드러운 소리가 나게했다.

가정용 식기 전문업체 테팔은 신제품을 개발해두고도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상품은 손잡이를 상황에 따라 떼었나 붙일 수 있는 냄비.조리시에는 손잡이를 붙이고 냄비를 통채로 식탁에 놓아야 할 경우에는 멋진 음식그릇으로 둔갑하는 제품이었다.

문제는 얼마나 소비자가 이 제품의 안전성을 믿느냐였다.

테팔사는 사운드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 스키화 착용시 나는 소리를 도입했다.

사운드 마켓팅은 기존 브랜드 고급화에도 활용되고 있다.

사운드 마켓팅 전문 컨설팅 회사인 파리 베니스 디자인 에이전시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에 소리 디자인을 도입해 여러 성공작을 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비시 제약회사의 목 감기 약이다.

의사 진단서 없이도 구입이 가능한 이 제품은 약국에 들린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매장 입구에 진열해뒀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바싹바싹 소리가 나는 반짝이 포장으로 일반 박하 사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비시사는 이 업체에 의뢰해 사운트 마케팅을 도입했다.

일반 사탕과 다른 목 감기 예방약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소리가 나지 않는 불투명 포장재로 바꿨다.

또 식품회사의 소세지 제품도 파리 베니스 디자인사가 성공시킨 사례로 꼽힌다.

프랑스 중부지방의 한 향토기업은 인공 조미료가 들어 가지 않은 전통적 조리법으로 만든 고급 소세지를 출시했으나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제품 개발에 투자한 돈이 아까워 마지막 수단으로 사운드 마케팅을 도입했다.

문제는 이 제품이 향토식품이라고는 하지만 바싹바싹 소리가 나는 비닐 포장지로 인해 화학적 느낌을 준다는 것.포장지를 소리나지 않는 윤기없는 재료로 대체했다.

그랬더니 비싼 가격임에도 신선한 재래 음식이란 이미지로 대성공을 거뒀다.

사운드 마켓팅 효과가 입증되며 점점 많은 업체들이 소리 디자인에 신경을 쓴다.

고가 제품일수록 제품 차별화를 위해 사운드 마케팅을 도입한다.

알프스 지방의 남성용 고급 악세사리 전문 업체 뒤퐁은 생산라인 마다 소리 품질 책임자를 2명씩 배치했다.

이들은 라이터를 켤 때 "클링"하는 소리가 제대로 나는지 확인한다.

볼펜 생산 라인도 마찬가지다.

볼펜을 열고 닫을 때 소리가 확실히 다른지 확인한다.

와이셔츠 주머니에 자주 꽂는 볼펜이 잘 닫히지 않으면 옷을 더럽힌다는 생각을 없애주기 위해서다.

파리=강혜구특파원hyeku@c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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