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이 5일 기독교 2천년 역사 동안 교회가 인류에게 범했던 각종
과오를 공식인정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상과 화해 :교회의 과거범죄"라는 제목의
문건을 오는 12일 바티칸 미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교황청은 40쪽 분량의 이 문건에서 십자군 원정과 유태인 탄압, 중세의
고문형, 신대륙 원주민학살 등의 과오를 털어놓는다.

교황청은 십자군 전쟁을 반성했다.

1095년 교황 우르바누스2세의 칙령으로 시작된 이 전쟁으로 7만여명의
유대인 및 이슬람교도들이 학살됐다.

"성지회복"이라는 종교적 명분 뒤에는 베네치아 상인들은 이윤축재, 교황의
영향력 확대등 불순한 동기들이 있음도 고백했다.

반유대주의를 표방한 사실도 인정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숨지게 했다는 의식때문이었다.

교황청은 아울러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에도 침묵을 지켰다고 시인했다.

"마녀사냥"이라고 불리는 교회의 가혹한 형벌에 대해서도 바티칸은 용서를
구했다.

교황 이노센트 4세는 1252년 신앙의 순수성을 내세워 사람을 화형시키는
고문을 승인,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교황청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이듬해인 1493년 당시 교황 알렉산더
6세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신대륙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고 이들 국가의
정복활동을 옹호한 사실을 사과했다.

정복자들은 선교와 이문화 척결이라는 명분을 걸고 대대적인 원주민 학살을
자행, 16세기 멕시코 원주민은 1천5백만명에서 3백만명으로 줄어들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