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인선작업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

IMF는 2일 비밀 선호도조사를 통해 차기 총재 선출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24개 이사국이 참여하는 선호도조사는 후보 3명을 놓고 무기명 투표로
실시되지만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2차, 3차 투표를
벌이게 된다.

현재 총재후보는 개도국그룹이 추천한 스탠리 피셔 총재대행겸 부총재와
유럽연합(EU)이 단일 후보로 내세운 카이오 코흐 베저 독일 재무차관, 일본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재무차관 등 3명이다.

이번 총재 선출은 사상 유례없이 미국과 유럽 일본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어떻게 결론날지는 미지수다.

IMF관계자는 "빠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에 신임 총재가 결정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이달말 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EU는 미국이 차기총재감으로 반대하고 있는 코흐 베저대신
새로운 후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총재선출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EU가 새로운 유럽측 후보로 줄리아노 아마토 전
이탈리아 총리와 케네스 클라크 전 영국 재무장관 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코흐 베저후보에 대한 비판여론은 점점 비등해지고 있다.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1일 뉴욕타임스 컬럼에서 평범한 관리라는 평을
얻고 있는 코흐 베저가 IMF 총재라는 중책을 맡기에는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사임한 미셸 캉드쉬 전 총재는 이날 파리에 열린 한 세미나에서
"여성이 IMF 총재직을 맡게되면 IMF로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