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흑인 문화의 집대성과 중흥"을 표방하는 인터넷 웹 사이트가
세계 흑인 지도자들의 공동 작업에 의해 탄생했다.

화제의 웹 사이트인 아프리카나 닷 컴(Africana.com)을 주도한
사람은 하버드대 교수로 미국내 흑인학의 태두로 꼽히는 헨리 루이스
게이츠. 여기에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와
미국의 여성학 평론가인 벨 훅스,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인 윌리엄
윌슨, 하버드 법대 교수인 찰스 오글트리 등이 속속 동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아프리카나 닷 컴을 통해 중세 유럽 문화의 구심점이 됐던
카톨릭에 비견될 세계 흑인 문화의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

게이츠 교수 등은 이 웹 사이트를 전 세계 흑인문화 관련 홈 페이지를
모두 망라하는 포털 사이트로 운영하는 외에 교육적인 기능을 특히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이 사이트는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각종 뉴스는 물론 모로코와
베냉 등 아프리카 오지의 방송에서부터 미국내 흑인 대상 방송에
이르기까지 80개 라디오 채널과 연결되기도 한다.

또 세계 흑인문화의 구심점을 자임하는 웹 사이트답게 운영 책임자들의
국적도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편집장인 필립 왐바는 탄자니아인이며 사장인 대럴 로버츠는 카리브
연안의 안티과 출신이다.

그러나 이들의 의욕처럼 이 웹 사이트가 "흑인 통합"의 구심점이
되기에는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흑인들이 많지 않다는
것. 예컨대 현재 미국 전체의 인터넷 접속 인구 비율이 55%에 달하는
가운데 흑인들의 인터넷 접속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미국내 흑인 인구의 인터넷 사용 비율이 3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게 게이츠 교수 등 관계자들의 얘기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