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시장에서 "개념 주식(concept stock)" 돌풍이 불고 있다.

개념 주식이란 당장의 실적은 보잘 것 없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가리키는 월가의 신조어다.

창업이래 이렇다 할 흑자를 내본 적도 없으면서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야후,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개념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가 수준은 최근 월가를 흔들어대고 있는 신예 인터넷
군단들에 비하면 "점잖은" 편이다.

이익이 전무한 신생 기업의 주가가 주당 평균 매출의 수백배를 넘는 "말도
안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웹 사이트 업체인 버티컬 넷사의 경우가 대표적
이다.

이 회사의 15일 종가 기준 주식 싯가총액(70억1천만달러)은 작년 매출의
3백26배에 달한다.

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싯가총액이 매출의 2배에 불과한 것에
견주어보면 거품도 이만 저만이 아닌 셈이다.

인터넷 음성 소프트웨어 업체인 제너럴 매직사는 주가의 하루 평균 변동폭이
15%를 넘는다.

대부분 주식의 1일 평균 진폭이 5%를 밑도는 것에 비추어보면 휘발성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개인과 기관을 막론하고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사들이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쯤 되자 월가 전문가들은 "개념 주식"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정의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반 주식들에 적용하는 잣대로 주가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전체적인 증시의 흐름을 오판케 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개념 주식을 일반 주식과 구분짓기 위해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당장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을 상대로 주가수익비율(PER)은 따질래야 따질
수가 없는 만큼, 수익 대신 매출을 대입한 "주가매출비율(PSR)"이란 것을
만들어냈다.

또 주가의 하루 변동폭과 연중 회전율 등을 따져 "일반주"와 "개념주"를
구분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운용회사인 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사는 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중 이들 세가지 잣대로 종합 계산해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상위 10%를 "개념 주식"이라고 정의했다.

지난 98년 10월 이후 작년말까지 개념주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2백4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중 S&P 500 주가지수의 상승률은 40.1%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요즘과 같은 활황장세가 막을 내릴 경우 이들 개념
주식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 69년과 72년 주가가 대폭 조정을 겪었을 당시에도 요즘의 개념
주식과 비슷한 돌풍을 일으켰던 주도주들이 대붕락을 당했던 전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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