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수십억개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는 기가헤르츠(GHz)급 컴퓨터칩시대가
곧 열린다.

세계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CPU)생산업체인 인텔과 이 회사의 강력한
라이벌 AMD, 세계1위 컴퓨터메이커 IBM등 3사는 올해안에 1GHz급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7일 일제히 발표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국제반도체회로회의(ISSCC)에서 이들 3사는 1GHz이상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연내에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장 빠른 CPU는 인텔과 AMD의 제품으로 8백메가헤르츠(MHz)짜리다.

이 CPU들은 초당 8억개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다.

GHz급 CPU는 이보다 최저 25%에서 최고 수천배 더 빠르다.

인텔은 이날 기존 CPU 모델 "펜티엄 III"와 새 모델 "이타늄"의 1GHz버전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생산은 올 하반기중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M도 모토로라와 애플컴퓨터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64비트 CPU인 "파워PC"
프로세서의 1GHz버전을 하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대형컴퓨터(서버)용 프로세서의 GHz버전도 시판할 계획이다.

AMD는 오는 2.4분기중 자사 모델 "애슬론"의 1.1GHz버전을 시판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3사중 가장 먼저 1GHz급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인텔이 저가형
펜티엄프로세서인 "셀러론"을 내놓기 전인 지난 98년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AMD는 인텔 "펜티엄II"보다 빠른 제품으로 한때 시장점유율을 25%이상
으로 높였다.

지난해엔 인텔이 세계 CPU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AMD는 15% 가량에
그쳤다.

CPU는 워드프로세서만 쓸 경우 1백MHz짜리면 충분하다.

그러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컴퓨터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폭증함에 따라 더 빠른 제품이 요구되고 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