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은 주식 교환방식으로''

올들어 보다폰에어터치-만네스만, 아메리카온라인(AOL)-타임워너 등
세계 M&A(기업인수합병) 역사를 새로 쓰는 굵직굵직한 합병사례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이들 합병은 거의 2천억달러(약 2백20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인수자금이 소요되지만 실제로는 직접적인 현금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의 메가머저는 주식교환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통한 M&A가 이뤄지면 합병에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합병을 주도하는 기업이나 합병 후 새로
탄생할 기업의 주식을 받게 된다.

지난달 발표된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1천8백40억달러 규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합병으로 타임워너주주는 보유주식 1주당 합병회사 주식 1.5주를 받게
됐다.

AOL주주는 1대1의 비율로 주식을 분배 받게 됐다.

보다폰에어터치와 만네스만의 합병(1천9백20억달러 규모)도 마찬가지다.

이번 합병으로 만세스만 주주들은 주식 1주당 보다폰 주식 58.96주를
받게 됐다.

6일 발표된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와 워너램버트간 합병(9백14억달러
규모)도 주식교환방식으로 이뤄졌다.

화이자는 합병의 댓가로 워너램버트 1주당 2.75주의 화이자주식을
워너램버트 주주들에게 주기로 했다.

이밖에 MCI월드컴-스프린트(1천4백30억달러 규모)
파리바은행-소시에테제네랄(1백71억달러 규모) 다우케미컬-유니언카바이드
(1백16억달러 규모)등도 모두 주식교환방식에 의한 인수합병들이다.

기업 인수합병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체거래의 50%를 웃돌았다.

이 비율은 그러나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 97년 이후에는 25%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M&A거래에서 현금결제의 비중이 낮아지는 대신 주식을
교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을 최근의 증시활황에서
찾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에 있는 상황에서는 주식교환에 의한 M&A가 이뤄질 경우
피인수기업의 주주들이 새로 받게 될 주식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협상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합병을 계기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경우 의외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는 기대가 M&A와 관련된 걸림돌들을 자연스럽게 제거해 준다는 것이다.

또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주식교환방식은 막대한 현금을
조달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주는 잇점이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최근 M&A가 날로 거대화되고 있는데다 미국 증시가
활황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당분간 M&A는 주식교한을
이용한 방식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