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주식가격이 올 하반기부터 1센트단위로 바뀐다.

지금은 6.25센트 단위로 표기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위회(SEC)는 증권거래소들에 대해 오는 7월3일부터
주가표기를 10진법으로 바꾸라고 지난 28일 지시했다.

이로써 미국의 주가표기방식인 2백년만에 바뀌게 됐다.

SEC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시장 및 군소 증권거래소에 대해 45일
이내에 "10진법 주가표시제"도입계획안을 제출하라며 이같은 지침을 내렸다.

SEC는 이어 준비가 되는 대로 일부 주식들이라도 7월3일부터는 주가를
1센트단위로 표기하라고 권고했다.

그후 연말까지 모든 주식의 주가표기를 10진법으로 변경, 내년초부터는
미국의 전체 증권거래소에서 모든 주가를 1센트 단위로 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증시에서는 주가가 16분의 1달러(6.25센트)단위로 표시되고 있다.

즉 소숫점 이하의 주가를 1달러의 16분의 1에서 15까지로 표기한다.

가령 지난 28일 아마존의 종가는 61과 11/16달러였다.

이같이 주가의 끝자리가 16분의 11달러로 표시되는 방식은 그동안 투자자들
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우선 과거 주가와 현재의 주가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또 매수-매도호가사이의 격차(스프레드)가 얼마나 되는 지를 금방 알아볼
수가 없어 투자자들에게 혼란과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강했다.

SEC는 또 연말까지 과도기를 두고 이 기간동안에는 5센트단위로 주가를
표기하는 것도 허용해 주기로 했다.

올연말까지의 과도기 기간중 10진법 실시에 따른 효과와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SEC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월가의 반응은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간의 스프레드를 좁힐 수 있는 점을
이점으로 들고 있다.

현재는 매수-매도호가 사이의 스프레드가 최소 6.25센트나 차이나지만,
앞으로는 1센트차이로 줄어들어 투자자들이 조금이나마 수수료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0진법 도입에 따른 스프레드가 좁혀짐으로써 매수-매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거래량과 고객 예탁금이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
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증권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증권사의 수익이 떨어질 것
을 우려한다.

스프레드의 감소는 곧 중소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협할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1, 2위 증권거래소들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증시는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 증권업협회(SIA)관계자는 "10진법의 도입은 미국증권업계가
언젠가는 도입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라고 말해 SEC의 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