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카콜라에 대량감원이라는 응급조치가 내려졌다.

지난해 유럽에서 발생한 코카콜라 오염파동후 매출과 순익이 급감하는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코카콜라가 얼마전에 최고사령탑을 교체키로
결정한데 이어 이번에는 전직원의 20%를 줄이는 대수술에 나섰다.

이감원규모는 1886년 코카콜라가 설립된 이후 사상 최대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코카콜라는 26일 작년 4.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세계 직원(약 2만8천6백여명)의 20%에 해당하는
6천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원대상은 애틀랜타 본사에서 2천5백명, 미국내 다른 지역에서 8백명,
해외직원 2천7백명등이다.

코카콜라가 이같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경영실적의 악화와 경쟁
업체의 부각등으로 전례없는 위기감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6월 벨기에에서 오염파동이 발생한 후 하반기중 매출은
8%떨어지고 순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전체 매출의 70%와 순익의 80%를 차지하는 해외영업에서 실패한 탓이었다.

직원들의 인종차별 소송으로 회사 이미지가 악화된 것도 매출감소의 요인
이었다.

특히 지난해 4.4분기중 러시아와 발틱해 연안국, 일본 등에서 8억1천3백만
달러의 자산손실을 냈다.

이 영향으로 이 기간중 매출은 늘었으나 4천5백만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98년 같은 기간에 5억9천7백만 달러의 순익을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구나 경쟁사인 펩시콜라는 젊은층의 인기에 힘입어 부동의 1위인 코카콜라
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코카콜라는 지난해 12월5일 긴급이사회를 갖고 더글라스 아이베스터
회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더글라스 대프트 아시아.아프리카그룹사장(56)을
선출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후 대프트는 즉각 사태해결에 착수했다.

먼저 자신의 경영철학인 "현지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라(Think and
act locally)"를 기업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대규모 인사조치를 취했다.

회사조직의 분권화도 추진했다.

오는 4월 회장에 취임하는 그는 대다수 본사직원들을 미국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현지 영업에 종사토록 할 방침이다.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등 해외영업을 맡아온 대프트 회장
내정자는 감원발표후 "이번 조치는 해당 직원들은 물론 결정을 내린 경영진
에게도 매우 고통스런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올 한해동안 퇴직금등으로 8억달러가 소요될 예정
이나 기업경비는 3억달러 정도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조조정 후 매출과 순익이 각각 7-8%,15-20%씩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새 사령관의 응급조치로 "김빠진" 코카콜라가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