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간의 높은 금리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본의 대미증권 투자가
급감했다.

일본대장성은 작년 1-11월까지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일본인들의
순투자액(매입액-매도액)이 1조엔에 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 96년(5조3천억엔)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같은 대미투자 격감은 일본투자자들이 엔고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해부터 미국금리는 상승하고 일본금리는 하락, 미.일간 금리차는
현재 5%포인트대로 확대돼 약 13년만의 최대수준이 됐다.

그럼에도 대미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일본투자자들이 미국의 고금리에
따른 대미투자 수익률보다 엔화강세로 인한 대미투자 손실률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투자자들은 미국유가증권에 투자할 경우, 일본유가증권에 투자할
때에 비해 양국의 금리차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수 있다.

그러나 투자기간중 엔화가치 상승률이 금리차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 대미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일본인들의 해외증시투자가 자유화됐는데도 대미투자가
부진했다는 것은 대다수 일본인들이 환율불안(엔고)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와 관련, 일본대기업 경영자들 대부분이 올상반기중 엔화가치가 달러당
90엔대까지 폭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미국 블룸버그뉴스가 47명의 일본 대기업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엔.달러환율을 조사한 결과, 이중 31명(66%)이 엔.달러환율(현대 달러당
약 1백6엔)이 상반기중 일시적이나마 달러당 90엔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27명(57%)은 오는 6월말 환율이 달러당 1백~1백4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 25일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수익률)는 연 6.69%를
기록하고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1.625%로 마감, 양국간 금리차가
5.06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 금리차는 87년5월이후 최대다.

< 이정훈 기자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