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 의장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렇지만 인상폭은 당초 우려했던 0.5%포인트보다 작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임을 암시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3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올해 첫 공식연설에서
"FRB가 경기확장세를 저해할수 있는 불균형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예방을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그동안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경기를 어느정도 냉각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경기확장세가 수그러들거나 경기가 과열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는 것 같다"며 노동시장 경색과 민간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징후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리인상폭이 소폭에 그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FRB는 오는 2월1~2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미국
경제가 1백6개월째 저인플레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경기사이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거부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또 주가 급등으로 자산소득이 늘어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늘어나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가상승에 따른 민간소비와 투자 증가가 96년후반이후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 증가율을 1~1.25%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재 미경제는 "도취적이고 투기적인 거품상태"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14일 일본증시는 그린스펀의 연설내용이 전해진후 오름세를 보였다.

그의 발언내용으로 볼때 금리인상폭이 소폭에 그칠것으로 예상되자 닛케이
주가는 전날보다 1백23엔가량(0.7%) 오른 1만8천9백56.55에 폐장됐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