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 10일 달러당 27.23루블이었던 루블화의 달러당 환율은 지난11일
27.73루블로 무려 50코펙(1백코펙=1루블)이나 떨어졌다.

이어 12일에는 28.44루블로, 13일에는 28.85루블까지 미끌어졌다.

이로써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지난 10일 이후 3일동안 무려 5.9%나
하락했다.

이같은 루블화 속락 현상은 중앙은행의 루블화 방어 능력이 한계에 도달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빅토르 게라시첸코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11일 "중앙은행이 지난해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6억4천만달러를 외환시장
에서 구입했다"고 발표한 뒤 이후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는 중앙은행이 오는 3월말까지 30억달러의 대외부채를 갚아야하기
때문에 루블화를 방어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은 11일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현행 8.5%에서 10%로 인상
함으로써 은행들의 달러구매력을 축소시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같은 조치에도 은행들의 달러 구매가 계속될 경우,
지준율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부채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중앙은행
으로서도 루블화 폭락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