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간 합병을 계기로 세계 미디어및 인터넷업계
에는 거센 기업인수합병(M&A)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미디어업체는 인터넷이란 유통망을, 인터넷업체는 다양한 콘텐텐츠를 확보,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점때문에 지난해에는 양 업종간에 2천3백50억 달러규모의 합병이
이뤄졌다.

98년(1천3백10억 달러)보다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양 업종간 최대기업들이 이번에 합병함으로써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게 월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양회사에 이은 "후속타"는 미국의 대표적 오락업체인 월트디즈니와 일본의
소니그룹, 호주의 뉴스코프, 미국의 방송업체인 CBS등이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미국3대 방송사인 ABC방송과 영화사인 월트디즈니 등을 소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는 일찍부터 인터넷과 미디어간 통합을 추진해왔다.

인터넷 검색업체인 인포시크를 인수, 종합 디지털 미디어업체인 고닷컴
(Go.com)을 출범시킨 것이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번에 AOL과 타임워너가 합병하면서 월트디즈니의 시장경쟁력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란게 시장의 평가다.

따라서 월가 전문가들은 향후 월트디즈니의 거센 반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이 98년보다 30%나 줄어들어 재도약의 계기가 절실한 만큼
획기적인 사업강화 프로젝트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크레디리요네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리드는 "월트디즈니가 다른업체와
합병또는 제휴, 기존 온라인 사업분야인 고닷컴의 대폭강화 등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월트디즈니가 "종합 디지털 미디어"로서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그동안 고닷컴에 상당한 투자를 해놓은 상태여서 다른 인터넷 기업을 유인
하기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역시 오락미디어 업체인 일본 소니도 인터넷업체와 제휴또는 인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외에도 미국의 3대 방송국중의 하나인 CBS와 케이블TV업체인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도 유력하다.

인터넷 잡지인 Cnet과 NBC간 합병설도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AT&T의 케이블TV분야 계열사인 리버티미디어도 조만간 유력 인터넷기업과의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인터넷 업체간 합병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간단
하다.

양 업종의 합병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AOL와 타임워너간 합병을 보자.

이들 합병은 월가 애널리스트의 분석대로 가장 이상적인 합병으로 분석된다.

우선 전자상거래 업체인 AOL은 타임워너를 인수함으로써 2천만명의 유료고객
들에게 제공할 방송(CNN,HBO,TNT) 영화(워너브러더스) 음악(워너뮤직)
시사뉴스(타임,포천,피플)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게 됐다.

거기다 타임워너의 케이블TV 가입자 1천2백만명을 그대로 자사 고객으로
확보하는 이점도 있다.

케이블TV와 공중파TV, 영화산업을 갖는 거대 미디어업체들이 그동안 인터넷
이란 거대한 유통채널을 확보하려 경쟁한 사실을 감안하면 타임워너가 AOL
이란 가장 높은 지명도를 가진 인터넷업체를 잡은 것은 대단한 이점이 될 것
으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이번 합병은 의심할 바 없는 "윈-윈 게임"인 셈이다.

M&A 전문 변호사인 모튼 피어스는 "양사간 합병은 관련 업체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재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며 앞으로는 인터넷이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 되기 때문에 인터넷 업체와의 합병이 유행처럼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