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가가 연초부터 폭락세를 보이자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 향후 주가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빠르면 내달초부터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 연준리(FRB)의 금리인상
조치가 과연 어떤 파장을 낳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리가 올들어 적어도 2~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FRB가 올 한햇동안 연방기금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수석투자분석가 바이런 웬은 1%포인트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4%대의 높은 성장, 노동시장 경색, 높은 자산가격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올해에 특히 인플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앞으로의 주가 동향과 관련해 무엇보다도 금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RB가 예상대로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경우 미국경제 성장세는 주춤해질
수밖에 없고 이 여파로 주가는 어느정도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상승은 주식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여 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가능성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인데다 미국
경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어서 미 증시는 단기 조정을 거친뒤 재상승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 FRB가 금리를 인상해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더라도 높은 생산성이 지속돼
3%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경제가 순조로운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덴버투자은행의 크리스 디오리오는 "차익실현에 의한 조정국면에 불과하다"
면서 "10% 정도의 조정후 재차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푸르덴셜증권의 랄프 아캄포라는 최근의 폭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차익실현과 금리인상 우려가 맞물려 급락세를 빚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전히 튼실한 미국경제여건을 감안할때 연말 다우지수는 1만4천포인트
까지 속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금리인상 효과로 미국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증시가 장기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게다가 FRB가 예상보다 강도높은 통화긴축정책을 펼 것이라는 우려도 가세
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작년 주가급등에도
불구 조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정국면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APDJ 통신은 주가사이클 상으로 오는 6월경 주가 바닥이 예상된다"면서
"7~8월까지 미 증시는 침체를 면치 못할 것같다"고 분석했다.

또 자기암시효과를 통한 주가흐름도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기암시효과란 기업 실적보다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 사이에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비관으로
기울어지면 경제여건과는 상관없이 조정국면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일부전문가들은 미 주가가 대세상승국면의 종착점에 놓여 있다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한상춘 전문위원.박영태 기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