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기가 바뀐 올해도 3%를 넘나드는 높은 경제성장률(GDP)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한 소비지출과 생산성증대, 적절히 통제되는 인플레가 "브레이크 없는
엔진"처럼 질주하는 미국경제의 성장을 떠받친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미국 경제는 사상 최장기 호황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5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경제
전망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중 압도적 다수는 올해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과 국제유가의 상승
으로 지난해와 같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겠지만 3% 전후의 견실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에서는 이번 1.4분기중 2.6% 성장을 나타내고 이어 2.4분기부터 3분기
동안 각각 3.1% 성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가장 많았다.

53명중 주식시장의 조정등으로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단 2명에 그쳤다.

91년 3월부터 호황에 접어든 미국 경제가 이번 1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면
베트남 특수에 힘입어 지난 60년대에 수립된 1백6개월 연속성장기록(케네디.
존슨 호황기)을 깨고 최장기 호황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신문은 이같은 초장기 호황에 대해 "인간이 1백세의 수명을 누리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상반기에 2.5%, 하반기에 2.3%의 인플레를 기록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의 평균 인플레와 비슷한 수준이며 최근 인플레율인 지난해 11월의
2.6%보다도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FRB가 공격적으로 인플레 예방을 위한 통화긴축을 펼게 분명해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FRB의 금리인상이 경기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금리인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상반기중 6.39%선으로 예상됐다.

신문은 "미국에서 금리가 오를 경우 몇몇 나라는 금융위기를 겪을 소지도
없지 않다"며 "달러부채가 많은 나라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부채
평가액이 증가하리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문은 전문가들의 경우는 대체로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망치가 실제 성장률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96년이후 연초 전망치는 실제 성장률보다 1.5%포인트정도 낮았다.

이는 올해도 실제 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초 같은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연간 성장률을 1.8~2.4%로 예상했었지만
실제 성장률은 평균 3.8%였다.

이번 조사에서 절반이상의 전문가들은 올해도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회복기조가 이어지지만 성장률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식시장과 관련, 전문가들은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개인저축의 50% 이상을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후 그 비중을 더욱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환율은 달러당 1백5엔, 유로당 1.05달러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