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정평나 있는 미국 국채가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잃고 있다.

최근들어 해외 중앙은행등 외국 투자가들이 미국채를 사들인 양보다
팔어버린 양이 더 많다.

대신 미회사채나 주택저당채권등 공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7월말까지 과거 1년간 외국인들의 미국국채투자는
89억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98년8월부터 99년7월까지 1년동안 외국 투자가들이 미국국채를 사들인
것보다 팔아치운 양이 89억달러 더 많다는 얘기다.

외국인들의 미국채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기는 지난 77년후 22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2년전인 지난 96년8월-97년 7월까지 1년간 외국인들의 미국채매매는
"2천7백20억달러의 순매수"였다.

외국인들의 미국채시장 이탈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미국 국채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반면, 회사채와 공채
시장에서는 외국인들로 붐볐다.

이 기간에 외국인들은 미회사채를 1천3백억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공채 순매수액도 7백억달러나 됐다.

이 액수는 둘다 각각 사상 최대다.

미국금융상품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순위가 "국채 우선"에서 "회사채및
공공채 우선"으로 바뀐 것이다.

저널지는 미재무부 소식통을 인용, 최근들어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할때 지난 7월이후 지금까지 외국인들의 미국채 매도세는 더 강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 8월초 연 6.01%이던 30년만기 미국국채 수익률이 현재 연
6.18%로 높아진 것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올라갔다는 사실은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국채매도세가 그만큼 강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미국국채 인기가 떨어진 것은 미국경제가 장기 호황을 지속,
미국회사채의 안전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보통때는 미국회사채를 멀리하던 외국인들이 경기호황으로 회사채도
믿을만해지자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올들어 회사채 신규 발행이 급증, 유동성이 높아진 것도
외국인들을 회사채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