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사태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네시아에 대해 구제금융지원 중단을 경고했다.

이때문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가 급락했다.

인도네시아는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시장에 긴급 개입했다.

또 부채상환 연기를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하비비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회의(APEC)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채무상환연기요청 =인도네시아 정부는 8일 "동티모르위기 등으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2000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약 60억달러의 채무 상환을
2002년으로 연기해 줄 것을 채권국들에 요청했다.

기난자르 카르타사스미타 경제조정장관은 "상환연기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미국 정부와 IMF에 채무상환 연기 협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이 IMF와 선진7개국(G7)및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 등과 부채상환 연기문제를 조정해 주길 바라고 있으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난자르 장관은 최근 해외출장에서 서머스 장관과 IMF및 일본 정부관리들을
만났으며 파리클럽과는 이달 말이나 10월초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F의 지원중단경고 =IMF는 그러나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가 동티모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을 경우 총 4백30억달러에 달하는 국제사회의
구제금융지원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IMF의 토머스 도슨 대외관계 국장은 이와 관련, "구제금융 지원협의를 위해
이달안에 인도네시아에 보내기로 돼 있는 IMF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MF는 구제금융계획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IMF자금 1백23억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이중 4억6천만달러를 지난달 지급한데 이어 오는 11월
추가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시장불안과 시장개입 =IMF의 지원중단 경고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됐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통화가치가 일제히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8일 한때 달러당 8천4백65루피아까지 치솟았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루피아가치를 안정시키위해 3조4천억루피아
를 시장에 투입했다.

인도네시아금융시장 불안은 인접국가로 확산돼 태국의 바트화환율도 1년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39.33바트까지 폭등했다.

관측통들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국제지원이 없이는 지탱되기 어렵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제혼란이 회복세를 보이는 동남아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티모르상황과 APEC불참 =인도네시아가 계엄령을 선포한지 하루만인
8일 독립반대파 민병대들의 살육전은 다소 진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독립운동지도자들은 인도네시아 군부가 독립파 주민 30만명의
강제이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군부와 민병대들은
2~3일 이내에 인종청소 작전을 완료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하비비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에서 열릴 APEC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동티모르 주재 유엔대표부는 9일 오전 전 직원을 철수시켜 대표부를
폐쇄키로 했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