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다시 달러당 1백13엔대에 들어섰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서는 1백10엔대에 진입, 사상최고치를 나타냈다.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13.94엔까지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엔화는 특히 유로화에 대한 초강세를 나타냈다.

유로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장중한때 사상최고치인 1백19.40엔까지 올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17일 장중한때 달러당 1백13.90엔을 기록, 뚜렷한
엔강세를 연출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대로 0.3%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엔고를
부추겼다.

후장들어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오름세가 둔화돼 달러당 1백14.28엔으로
마감됐다.

엔화가치는 뉴욕에서 유로당 1백19.89엔까지 올랐다.

유로화가 출범했던 연초 유로당 1백34엔대였던 것에 비하면 엔화가치가
8개월새 10%이상 오른 셈이다.

시장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일본주식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주식시장을 겨낭한 유럽지역 펀드들이 강도높게 엔화 사재기에
나선데다 유로본드에 투자한 일본 헤지펀드들이 헤지차원에서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유로화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엔화가치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잠정치(1.9%)보다 소폭 높아진 2%로 발표된
데다 6월 산업생산도 예상(3%)보다 높은 3.2%를 기록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반면 미국은 인플레 차단과 경기과열 방지를 위해 오는 24일 연준리(FRB)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가 채권가격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유로존 역시 아직까지 경기회복 조짐이 불투명해 자금이 일본 등으로 빠져
나가면서 유로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엔고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툭하면 시장개입으로 흐름을 돌려놓았던 일본정부의 시장개입도
없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엔화매수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일본은행 하야미 마사루 총재가 "특정한 환율수준을 목표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발언, 일본정부의 외환정책 변화가능성
을 시사했었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팀 폭스는 "미국 자산가치가
한계점에 도달했고 유럽 지역의 경기회복이 늦어짐에 따라 엔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로화의 약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