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세계증시를 강타했다.

엔강세및 중국 위안화 절하가능성까지 가세해 아시아 등 각국 증시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발언으로 22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공업평균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0.31%(33.56포인트) 밀린 10,969.22로 내려 앉으면서 11,000선이 붕괴됐다.

인터넷관련 첨단주식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8% 급락하면서 2,684.44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주일새 무려 6.29%나 하락했다.

미국의 주가하락세는 하반기중 마이크로소프트 IBM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첨단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과 맞물려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결과다.

23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전날보다 1.1%(195.90엔) 떨어진 17,534.44엔으로 마감됐다.

미국 주가와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엔화가치가 116엔대까지 떨어진 것이
주가폭락의 배경이 됐다.

급격한 엔고로 인해 올들어 회복양상을 보여온 경기회복조짐이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엔고는 특히 일본 수출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으로 수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내렸다.

유럽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 등 유럽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는 특히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까지 겹친
아시아 증시에 치명타를 입혔다.

중국정부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나 경기침체와 디플레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를 절하할 것이라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증시의 스트레이트 타임스(ST) 지수는 무려 3.76%나 폭락하면서
2,000포인트 아래로 주저앉았다.

ST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77.74포인트 하락한 1,990.15로 마감됐다.

홍콩 항셍지수도 2.39% 떨어졌고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남미증시도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영향으로 맥을 추지 못했다.

멕시코증시의 IPC지수는 1.25% 추락했고 아르헨티나 머벌지수도 1.46%
떨어졌다.

브라질 페루 등 대부분의 남미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참여자들은 미국 FRB가 올해안에 한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라면서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한 주가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미국주가에 대한 거품논란이 재연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장
분위기가 미국 증시침체로 이어질 경우 세계금융시장은 치명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SBC증권의 글로벌 투자분석가인 리차드 배티는 "일본과 유로존이 올들어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가 의외로 빠른 속도로 붕괴될 경우
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