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대는 19일 저녁(현지시간) 경비행기 추락사고를 당한
존F.케네디 2세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해 그의 사망을 사실상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해안경비대는 수색작전의 초점을 구조에서 잔해 및 유해 회수로
전환했다.

미국 케네디가에는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으며 주요 TV방송들은 이날
하루종일 관련 뉴스를 속보로 전했다.


<>.리처드 레러비 해안경비대 제독은 "케네디 2세와 부인 캐롤린 베셋, 처형
로렌 베셋 등 탑승자 3명이 모두 사망한 것 같다"며 "사고기 탑승자들과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안경비대는 22명의 잠수부들을 동원, 바다밑 57m까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현재 케네디 부인의 약병과 처형 로렌 베셋의 이름이 새겨진 가방,
비행기바퀴 등이 수거됐다.


<>.케네디 2세의 모친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여사는 생전 그의
비행기 조정을 극구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가문과 절친하게 지낸 한 인사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케네디 2세는 어머니 재클린 여사의 반대로 조종사 자격증 시험을 미뤄왔다"
고 말했다.

그는 "재클린 여사는 케네디 2세의 안전에 각별히 관심을 뒀다"며 "만인
재클린 여사가 살아있었다면 이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케네디 2세는 재클린 여사 사망후인 지난해 4월에야 조종사 자격을 딴
것으로 밝혀졌다.


<>.케네디2세의 뉴욕 자택입구에는 인파들이 계속 몰려 들면서 임시
추모장소가 마련됐다.

이웃에 사는 재클린 셀레스틴은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다가 아들이 망고를
바닥에 떨어뜨리자 케네디 2세가 그것을 주워준 적이 있다"며 아파트 앞에
망고 1개를 놓고 돌아갔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갖가지 추론들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항공기 조종사겸 기술자인 세르쥬 로쉬는 "엔진고장이나 연료
부족이 원인이었다면 급추락하지 않고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비상착륙했을
것"이라며 사고원인을 "조종미숙"으로 단정했다.

케네디 2세에게 30만달러짜의 사고기를 중개한 조종사 미니르 후사인은
"조종 면허증을 딴지 불과 15개월 밖에 안된 케네디의 무리한 단독비행이
사고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항에서 케네디 2세를 마지막으로 배웅한 카일 베일리는 "당시 전반적인
기상상황은 좋았으나 낮게 깔린 안개에 반사되는 희미한 빛으로 인해 시계가
좋지 못했다"며 기상악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케네디 2세 관련 뉴스를
톱기사로 다루고 케네디가에 잇따라 닥친 비극의 역사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들은 지난 63년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존 존"이라는 애칭의 당시 3살난 케네디2세의 사진을 게재했다.

또 요한 바오로 2세 등 세계 지도자들도 케네디가의 비운을 깊이 애도했다.

바오로 교황은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휴가중 소식을 듣고 "모든 케네디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피셔 호주 총리서리는 케네디가에 조위문을 보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지도자도 성명을 발표, 케네디 2세의 실종을
가슴 아파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