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비디오 레코더(PVR)"가 TV 및 광고산업에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리플레이TV와 티보사가 최근 개발한 PVR은 TV시청자들
이 프로그램 및 광고를 선택할 수있는 권한을 대폭 강화토록 고안돼 있어
TV 및 광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PVR이란 TV 프로그램중 개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만을 녹화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

대당 가격은 기능에따라 4백99~1천4백99달러.

시간대별, 채널별, 장르별, 프로그램 이름에 따라 자유자재로 녹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VCR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녹화가능 시간이 최고 30시간으로 길다.

컴퓨터 하드 디스크의 기능을 이용해 같은 시간 다른 방송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녹화할 수도 있다.

PVR은 또 개인이 사전에 선호하는 프로그램, 예를 들어 해리슨 포드가
등장하는 영화 등을 메모리시켜 놓으면 알아서 해당 프로그램을 녹화해주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광고방송을 건너뛸 수 있는 첨단기능을 장착하고 있어 광고업계에는
위협적인 존재이다.

PVR은 그동안 TV방송국이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취사선택의
자유없이 무조건 봐야만 했던 시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개인에게는 "골라보는 재미"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이클 램세이 티보 사장은 "TV시청에 하나의 혁명적 사건"이라며 "앞으로
TV 및 광고업계가 엄청난 변화를 겪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사의 보고서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디어 애널리스트인 조쉬 버노프가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내 미국 가정의 80%가 PVR를 보유하게 되고 이에따라 광고시청률은
현재보다 절반이하로 줄어든다.

광고가 주수입원인 많은 TV방송사 및 광고업계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TV방송사와 광고업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

로버트 아이거 ABC그룹 회장은 "PVR은 TV산업에 커다란 충격파를 던질 것"
으로 내다봤다.

광고대행사 영&루비캠사의 부르스 벤슨 부사장은 "PVR은 시청자들의 TV시청
습관을 확 바꿔놓을 것"이라며 "이는 광고업계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
이라고 말했다.

리플레이TV와 티보는 앞으로 판촉활동 및 생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만 주력했지만 조만간 일반 가전제품
판매점까지 파고들 예정이다.

또 현재 네덜란드 필립스와 일본 파나소닉과 제휴해 제품을 생산중이지만
앞으로는 소니와 톰슨사와도 생산 제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