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남미 경제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단일시장권 형성을
위한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합의했다.

양측이 공동시장으로 하나가 될 경우 5억7천5백만명의 소비자를 가진 세계
최대 단일시장이 등장하게 된다.

EU 15개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 정상들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회담을 갖고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양측은 오는 2003~2005년 사이에 단일시장 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의장인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는 양대륙의
통합을 위한 거보를 내디뎠다"며 "이로써 상호 경제이익을 위한 공동 노력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자본 흐름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며 "중남미
지역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EU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르난도 엥히케 카르도주 브라질 대통령도 "유럽과 중남미의 무역자유화
협상은 양측 모두에 기회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에 대한 EU수출액은 3백50억달러에 달해 지난
10년간 2배이상 증가했다.

또 메르코수르 국가의 대 EU수출액은 2백70억달러를 기록, 양측의 연간
교역액은 6백30억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EU 중남미 카리브해 48개국 정상들은 이어 29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 대륙간 자유무역시장 구축 및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공동선언문
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상이한 발전단계를 고려한 무역자유화촉진 및 경제협력 증진
<>세계무역기구(WTO)신무역협상의 공동제안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감시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밖에 정치와 문화 교육 과학 등 전분야에 걸쳐 협력과 유대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과 남미의 무역자유화 협상은 그러나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이 문제는 WTO차기 무역협상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어 WTO협상
결과에 따라 백지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럽 각국들은 또 양대륙간 무역장벽이 제거될 경우 중남미의 값싼 농산물이
유럽대륙으로 몰려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를 감안,무역자유화 협상 속도를 조절할 움직임이다.

전통적으로 중남미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미국은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 텃밭"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EU-중남미간 자유무역협상 체결 움직임에 대해 "미국-중남미간
경제 협력을 견제하려는 취지"로 보고 있다.

< 김재창 기자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