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인플레 "예방전문의"
다.

지난 10여년간 물가불안조짐이 나타나면 여지없이 금리를 올리곤 했다.

그는 17일 의회의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도 인플레예방을 위한
금리인상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인플레 증시 노동시장상황 등 미국경제 전반에 대한 그린스펀의장의
의회증언을 요약한다.


<>소비자 물가 =물가안정은 FRB의 최우선 관심사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은 통화정책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FRB는 저실업과 지속적인 경제성장 생산성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물가안정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FRB는 소비자 물가지수(CPI)만으로 인플레 우려가 있다, 없다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가안정 정책과 인플레 목표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숫자를 설정해 놓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강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부정적인 요소들이 지속적인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비롯해 임금상승 압력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달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그렇게 하겠다.

금리인상은 일자리를 줄이는 등 경기위축을 초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물가안정과 높은 노동생산성 및 낮은 인플레율은 미국경제를 건강하게 하는
요소다.

금융시장에 안정된 환경은 물가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같은 환경은 기술개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첨단주 버블론= 첨단주는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정보혁명으로 개발된 각종 첨단기술이 시장가치를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보혁명은 미국 경제구조를 변화시키며 생산성 및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고 임금도 상승시켰다.

물가는 안정돼있지만 주가는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3년간 평균성장률 4%중 거의 1%포인트 가량이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첨단주는 버블과 비버블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

문제는 첨단업종의 가치창조를 계속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통화정책 =주식 등 현재의 금융시장에 버블이 쌓이고 있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버블은 일반적으로 터진 후에야 인식될 수 있다.

거품이 터졌을 때라도 그 결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반드시 재앙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금융시장은 불안에 휩싸였었다.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에서 발생한 경제위기 여파 때문이었다.

당시 FRB는 통화를 풀어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다.

수차례 금리를 내렸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87년 주가폭락 때도 있었다.

그때 FRB는 주가폭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돈을 풀었다.

주식시장은 빠르게 회복됐고 통화확대정책은 성공했다.

주식시장이 회복되자마자 FRB는 금리를 올려 통화를 다시 거둬들였다.

유통성이 많아야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판단된다.

지난해 말 이후 미국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은 인플레를 유발할 뿐이다.


<>생산성 =미국경제는 노동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9년동안 경기활황을
이룩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생산성 증가에 의한 고도 성장이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미국경제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1%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후 다양한 첨단기술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생산성을 높여
경제발전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지난 수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5%로 높아졌다.

올 1.4분기에는 연율 4.1%로 치솟았다.

최근의 이같은 높은 성장세는 90년대초반의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이상
과열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지속되겠지만 이것이 앞으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노동시장과 필립스곡선 =경제는 완전고용상태에서도 낮은 물가수준을
유지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낮은 물가수준이 지속돼 온 것은 노동생산성이 연 2%이상씩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반면 그에 걸맞게 임금은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타이트한 노동시장 상태가 계속되면 생산성 증가율을
웃도는 임금상승은 불가피해 질것이다.

미국 노동시장은 최근 몇년간 필립스이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저실업.저물가상태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현 상황은 실업률이 낮으면
임금이 높아져 물가가 상승한다는 필립스곡선과 배치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생산성 향상속도가 노동력 증가속도보다 빠를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필립스곡선이론은 현실 경제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업통계에 대한 오류가능성도 필립스곡선이 미국경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표면화돼 임금이 상승하면 필립스곡선이론이
다시 살아날수 있다.


<>원자재 시장 =유가가 안정됐다.

그렇지만 유가안정이 곧 인플레우려 약화로 이어진다는 견해는 옳지 않다.

미국경제에 대한 원유가격의 영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산업이 이미 첨단화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유가가 급등해 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다.

알루미늄 아연 곡물가격도 인플레 수치로 활용할 수 없다.

현재 금값은 20년만의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인플레 조짐이 있으면 오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 약세를 들어 인플레우려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금값 추이가 인플레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아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보유 금을 대거 방출한 게 금값하락의 원인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9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