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에서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중도우파가 승리, 유럽의회내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13일 출구조사 결과 보수 및 기독민주계 중도우파 연합세력인 유럽인민당
(EPP)이 기존 2백1석에서 2백15석 이상으로 의석을 늘려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2백14석으로 최대 정당의 자리를 차지해온 사회주의계 정당연합체인
유럽사회당(PES)은 1백83석에 그쳐 제2당으로 밀려났다.

양대 정당은 그러나 모두 과반수 획득에 실패, 48석을 얻은 자유당(ELRD)의
위치가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15개국중 독일 등 9개 회원국에서 우파의 승리가 확실시 된다.

특히 의석수가 많이 할당된 독일과 영국에서 집권 좌파 정당이 참패, PES의
패배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아일랜드와 그리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투표율이 40%를 밑돈
것도 사회주의계 패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는 15개 EU 회원국중 11개국에서 사회당이 집권한 가운데 치뤄져
유럽 중도좌파에 대한 신임 투표의 성격이 강했다.

특히 영국에서는 유로 가입을 지지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이
보수당에 패배, 영국의 유로참여가 늦어질 전망이다.

EPP는 선거가 끝난 직후 "유럽의회가 직접선거로 구성된지 20년만에
처음으로 보수계열이 사회주의계를 30석 이상 앞섰다"며 "이번 선거는
역사적 승리"라고 자축했다.

PES측은 "의석수와 관계없이 사회주의계는 유럽의회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밝혔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