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은 7일 미국이 제2의 세계경제위기의 진원지로 떠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경제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나온 것이어서 매우 주목된다.

BIS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의 심각한 무역불균형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이는 엔과 유로 등 다른 통화의 강세를 촉발시켜
세계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일본과 유럽경제가 경기후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BIS는 이와함께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 과열조짐도 세계경제의 최대
위협요소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 붕괴될 경우 그 파장은 아시아위기
의 수십배에 달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 진단이다.

우르반 백스트롬 BIS 이사회 의장도 이날 개막된 연례총회에서 "지금까지
워싱턴발 위기가 현실화되지 않은 것은 강한 내수가 뒷받침된 덕분"이라며
"그러나 저축률 감소와 급증하는 경상수지 적자가 위기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백스트롬 의장은 또 과대평가된 미 증시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지난 2일 "미국의 내수가 현재 강도로
유지된다면 조만간 인플레 압력이 한계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