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월가의 유력인사들
사이에 "특정 후보 줄서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2세 사스 주지사와 존 맥케인 상원의원,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등 4명이 대선 레이스의 선두를
달리면서 이들의 공개 지지를 선언한 고위 금융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에따라 월가에서 "대선후보 선물시장"이라는 새로운
장외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선물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후보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이다.

브래들리는 과거 뉴욕에 본거지를 둔 프로농구 팀 닉스와 프린스턴대학(뉴저
지주)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인연 등을 최대로 활용, 월가의 큰 손들을 자신에
대한 지지세력을 대거 끌어들였다.

JP모건의 더글러스 워너 회장과 레먼 브러더스의 리처드 펄드 회장을 비롯,
메릴린치와 시티그룹 등의 고위 인사들이 브래들리 지지를 선언하고 각종
후원회 조직에 앞장서고 있다.

브래들리는 지난97년 상원을 떠난 뒤 JP모건의 자문역으로 취임, 작년
이후에만 30만달러의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케인 상원의원은 골드만 삭스의 헨리 폴슨 회장과 존 데인 사장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역이라는 이점을 안고 있는 고어 부통령 역시 월가내에서 만만챦은
지지 기반을 구축해 뒀다.

래저드 프레리스사의 스티븐 래트너 부회장을 비롯, 존 코자인 전 골드만
삭스 회장과 제임스 다이먼 전 시티그룹 부회장 등도 고어 군단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일반 국민들의 지지도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부시 주지사는 월가의 지지
기반이 의외로 취약한 편이다.

예일대 동창으로 월가에서 재력가로 알려져 있는 로널드 베츠와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사의 회장을 지낸 존 헤네시 정도가 눈에 띄는 후원자일
뿐이다.

이밖에 적십자사 총재직을 사임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돌
(공화당)의 경우 고향 친구이자 헤지 펀드의 실력자인 줄리어드 로버트슨
타이거 펀드 회장과 웨인 에인절 전 연준리 이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