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베티-TI 인수 일지 >

<> 1998.11.11 ="올리베티,TI인수 의향" 언론에 첫 공개
<> 1999.2.20 =올리베티,TI인수 공식 제의(5백80억달러)
<> 3.11 =TI, 경영권방어 위해 계열사인 TIM과 통합
<> 3.26 =올리베티, 인수자금 확보위해 2백38억달러 사채 발행
<> 3.29 =올리베티,인수금 6백40억달러로 상향 제시
<> 4.13 =TI, 2백12억달러 채권발행 계획 무산
<> 4.21 =TI, DT와 합병추진 발표
<> 4.30 =올리베티, TI 주식 매입 시작
<> 5.20 =올리베티, TI 지분 20% 확보 발표
<> 5.21=올리베티, TI 지분 51.02% 확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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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

이탈리아 컴퓨터.통신업체인 올리베티가 자신보다 몸집이 6배(매출액 규모)
나 큰 텔레콤이탈리아(TI)를 인수했다.

지난 3개월여동안 계속해온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를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주말 TI지분 51.02%(인수규모 6백40억달러)를 확보, 경영권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증권거래소도 이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도이체텔레콤(DT)과의 우호적 합병을 통해 회사를 지키려던
TI 경영진의 계획은 무산됐다.

이번 M&A로 세계 통신업계에 제2의 짝짓기 바람이 일 전망이다.

<> M&A 내용 =올리베티는 21일 주요 TI 주주들로부터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지분 51%를 넘겨받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 콤미트은행(1.5%) 아시쿠라지오니 보험(1%) 우니크레디토은행
(0.7%) 등이 TI 지분을 올리베티에 넘겼다.

지난해 올리베티의 매출액은 7조1천4백억리라(39억6천만달러)인데 비해
TI 매출액은 45조4천7백억리라(2백52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TI 매출액이 약 6.4배나 많은 셈.

올리베티는 이번 M&A로 BT(영국) DT(독일) 프랑스텔레콤(프랑스) 등과
견줄만한 "유럽의 빅4" 통신업체로 등장하게 됐다.

<> 향후 과제 =로베르토 콜라니노 올리베티 사장은 24일 프랑코 베르나베
TI 사장과 만나 구체적인 인수 절차를 논의한다.

올리베티는 곧 "핵심주주단"을 구성, 나머지 주식 인수 협상을 벌이게 된다.

TI주식 3.4%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합병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인수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M&A의 마지막 과제는 올리베티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에 있다.

"다윗" 올리베티는 인수자금을 부채로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회사채 발행을 통해 모은 2백40억달러와 75억달러의
가용자금 등 3백15억달러를 마련했다.

앞으로 3백25억달러를 더 확보해야 한다.

올리베티는 옴니텔 인포스트라다 등 계열사 매각 대금(약 81억달러)및
추가 채권 발행, 구조조정 등으로 나머지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올리베티는 또 한때 TI의 백기사였던 DT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 세계 통신시장 파급효과 =DT가 어떤 길을 택할지가 핵심이다.

올리베티는 TI와 DT를 묶어 유럽 및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DT와 프랑스텔레콤, 스프린트(미국) 등이 추진중인 국제통신연합 "글로벌원"
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계획은 다른 통신회사를 자극, 미국-유럽-일본 업체간 제2의 M&A 붐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T가 올리베티의 제의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통신시장 전문가들은 오히려 DT가 TI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프랑스텔레콤과
의 기존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올리베티의 TI 인수 파장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끝날 수도
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