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고 있는 미국 무역적자가 세계경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무역적자 확대로 미국의 무역및 달러 금리정책에 변화가 일어날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정책 변화는 곧 세계경제환경의 변화다.

지난 3월 미국 무역적자는 전달보다 6억달러 늘어난 1백9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속 3개월째 기록 경신이다.

미국 상무부는 20일 자동차수입과 유가상승에 따른 원유수입액이 급증,
이같이 무역적자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4분기 무역적자는 모두 5백56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백23억달러(63%)나 늘어났다.

이에따라 올해 총 무역적자는 사상최대인 2천2백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적자는 1천6백93억달러였다.

이에따라 무역적자는 미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뭔가 손을 써야 할 형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외통상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많이 내고 있는 일본과 중국 EU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한국의 대미무역흑자는 감소추세여서 미국의 1차 공격대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

3월중 대미흑자는 4억6천만달러로 전달보다 1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이날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은 하원은행
위원회에 출석, "무역적자가 아직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미국경제의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외 통상정책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미국내에서는 보호주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원에서철강수입규제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은 조만간 표결에 부쳐진다.

"강한 달러" 정책에서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로렌스 서머스 차기 재무장관은 이 정책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적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 정책을
끝까지 밀고 나갈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메릴린치증권의 스테판 조나산 환율분석팀장은 "무역적자 확대는 달러가치
하락요인"이라며 미국정부가 달러강세를 용인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따라 달러강세 요인인 금리인상에 대한 미정부의 시각이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적자 확대로 달러가치는 21일 도쿄시장에서 전날의 1백24엔선에서
1백23엔대로 떨어졌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