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신임총리에 에후드 바락 노동당 당수가 당선됐다.

이에따라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중동평화협상이 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파였던 네타냐후 현 총리에 비해 바락은 극좌와 극우를 모두 배척하는
조화론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바락의 최대 당면과제는 팔레스타인 문제다.

팔레스타인은 지난4일 독립국가선포를 강행하려다 6월까지 미뤘다.

총선이 끝났으니 팔레스타인은 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자고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바락은 언젠가 "내가 팔레스타인인이었다면 테러리스트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상대방 입장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선거기간 중에도 팔레스타인과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밝혀왔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면 독립국이든 자치정부든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국들은 바락의 당선을 간절히 바래왔다.

그러나 바락이 당선됐다고 해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이 일사천리로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추측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일방적 독립선언에 반대한다.

협상은 하지만 결정은 국민투표에 따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분할해서 독립국의 수도로 삼으려는 예루살렘에 대해서도
어떤 경우든 "분할되지 않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못박았다.

바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문제뿐 아니라 시리아 레바논간 화해및
평화협정에 대해서도 네타냐후 현총리에 비해 진취적이다.

레바논에 대해선 어떤 영토도 요구하지 않겠지만 테러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리아와의 협상과제인 골란고원 철수에 대해서도 "평화와 안정의 정도에
따라 철군의 정도를 결정한다"는 유연한 자세다.

물론 그는 이같은 문제들에 앞서 이스라엘 내부를 단결시켜야 한다.

그는 노동당과 군소정당간 연합인 "하나의 이스라엘"의 후보였으며 선거기간
중 종교 민족 계층 정파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바락의 당선은 분명 중동평화에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극좌와 극우 사이로 난 상식이란 좁은 길"
을 걷고 있을 뿐이다.

< 박재림 기자 tr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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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락 ''누구인가'' ]

이스라엘 새 총리 에후드 바락(57)은 "훈장을 가장 많이 받은 군인"으로
통한다.

6일전쟁(67년) 욤 키푸르전쟁(73년) 레바논전쟁(82년) 등 조국을 지키는
전쟁에 늘 참전했다.

76년 여장을 하고 베이르트에 침투,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살해한 팔레스타인의 "검은 9월단" 세 명을 해치우기도 했다.

95년 전역한 그는 평화주의자였던 라빈에 의해 내무장관에 발탁,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노선은 대체로 라빈을 이어받았다.

외무장관을 거쳐 97년 노동당 당수가 됐으며 정계진출 4년만에 새 총리에
당선됐다.

동유럽 유태인의 후손으로 키부츠 농부의 아들.

군인같지 않은 동안에 피아노 연주솜씨가 일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