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운동의 불모지인 신흥 개도국에서도 "소액주주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위기후 미국의 대형 투자펀드들이 개도국으로 몰려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꽃피웠던 소액주주 운동 붐이 아시아와 중남미 등으로 이식되고
있다.

또 금융위기를 겪은 개도국 주주들의 권리 의식이 고양되고 각국 정부도
기업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주주운동을 지원하고 있어 개도국에서의 주주운동
은 확산일로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은 소액주주운동은 이제 신흥 개도국의 기업 체질을
바꾸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까지 분석했다.


<>칠레 =미국의 투자기관인 플랭클린 템플턴이 칠레 소액주주운동에 불을
지폈다.

대형 에너지그룹인 에너시스의 지분 1.5%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3월
에너시스와 시티뱅크를 주총에서의 투표 방해혐의로 고소했다.

스페인 ENE 그룹이 에너시스측에 제의한 호의적 인수안에 대한 주총
찬반투표에서 에너시스의 경영진들이 템플턴측 찬성표를 기권표로 처리했다는
게 기소 이유다.

투표 참관을 맡았던 시티뱅크도 함께 기소됐다.

탬플턴은 한발 더 나아가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에너시스 경영진을 교체
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중국 =컨설팅업체인 KPMG는 지난 2월 광난 그룹의 회장과 이사 2명을
쫓아냈다.

경영진이 계열사에 부당 대출해주는 등 불법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광난 그룹은 KPMG등 주주들의 저항에 부딪히자 경영진 퇴진과 함께 앞으로
별도의 외부이사 위원회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말레이시아 =97년말부터 소액주주운동에 불이 붙었다.

당시 유나이티드 엔지니어스의 주주들은 이 회사가 모 기업에 금융 지원하는
것을 반대, 이를 관철시켰다.

말레이시아 항공 시스템(MAS)에서도 외국 펀드들이 이끄는 주주들이 나서
지배주주들이 회사 공금으로 개인빚을 갚지 못하도록 막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같은 주주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3월 정부산하에
"주주감독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위원회는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 법제화하는 활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한국 =시민단체와 정부, 외국 펀드들이 공동으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타이거펀드, 스커드 켐퍼 인베스트먼트,
오펜하이머 글로벌 펀드 등 외국 대형 투자기관들과 연합, SK텔레콤 측에
사외이사와 독립적인 감사를 임명할 것을 요구했다.

주주투표권의 개혁도 촉구했다.

타이거 펀드는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에 2개의 사외이사직을 확보했다.

정부도 소액주주들이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보유 지분율을 하향조정해 주는
식으로 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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