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나토의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에 대한 항의표시로 미국과의
정치 경제 분야 협상을 전면 중단키로 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간 진행되고 있는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협상 등에 커다란
차질이 예상된다.

주방자오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10일 "미국과의 인권 및 국제안전 문제에
관한 협상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고위급 군사교류, 무기확산 방지 협상, 군비통제 협상
등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을 위한 4자회담 참여도 재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또 오는 16일 예정된 미국과의 WTO가입 협상을 연기할 방침이라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WTO가입을 위한 미국의 추가 양보리스트를 일축하는 등
WTO가입 협상에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에서는 베이징 시안 청두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최대 1백만여명이
3일째 반미시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시위는 캐나다 일본 등 해외 화교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미 시위확산은 중국경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상하이 주식시장의 외국인전용 B주식은 10일 28.10포인트로 전날보다 7.4%
폭락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모든 공무원들의 중국 출장을 중지시키고 일반 미국인들
도 중국 방문을 연기하도록 당부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사관
폭격 사건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시하며 중국내 미국인 보호를 요청했다.

한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 러시아 총리은 10일 이번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그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 및 나토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중국측과의 타협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