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경제가 새로운 경기싸이클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투자분석가들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일 월가의 투자분석가들이 9년간 계속된 경제성장과
"10,000"시대를 맞은 주식시장이 "뉴 사이클"을 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주식시장을 비롯 경기전반에 전개되는 양상을 "종전의 잣대
(경기사이클)"로 해석하기에는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뉴욕소재 노무라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비스 레슬리는 "9년째
경기호황을 누리고 있고 주가는 연일 하늘로 치솟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경기사이클로는 팽창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조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코네티컷주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밥 프린스분석가는 주식투자자들에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무장할 것을 주문한다.

"투자결정의 판단 기초인 거래량 등 일부를 제외하고 기업신용평가,
경기지표 등 과거의 분석자료는 과감히 버릴 시점이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폭발장세 뒤엔 베어마켓(하락장세)이 웅크리고 있다"는 등의 "고전판"
경기사이클은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경제의 건강진단서를 보자.

실업률은 4.4%로 29년만의 최저치다.

개인소비 증가율은 지난 95년이후 연간 2~5%씩 뛰며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율도 33년만의 최저치인 1.6%로 안정됐다.

경제성장률은 97,98년 연속 3.9% 수준을 나타냈다.

정책금리도 연 4.75%로 1년전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이른바 "2저1고(저물가.저금리.고성장)"로 미 증시는 "다우지수 1만시대"를
열어제쳤다.

건강하다는 진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인플레는 없다. 금융시장의 버블(거품)도 과거와 달리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FRB도 금리인상 등 신용경색을 유도할 필요가 없다"는 뉴사이클
주창자들의 단언이 전혀 이상할게 없을 정도다.

그러나 뉴사이클 도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는 않다.

존 만리 살로만 스미스바니 주식투자전략가는 "주가상승은 블루칩이
주도하며 파이는 일부에만 돌아간다.

증시에서는 수익성 경쟁만이 연출되고 있다.

뉴사이클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