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2위 자동차업체인 닛산자동차가 사실상 프랑스 르노에 넘어갔다.

양사는 27일 르노가 닛산지분 36.8%를 취득,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는
내용의 포괄적 자본제휴에 합의했다.

일본 자동차업체가 해외에 매각되는 것은 지난 96년 미국 포드가
마즈다자동차를 인수한 후 두번째다.

이번 제휴로 양사는 연간 4백80만대의 자동차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국의
제너널모터스(GM)와 포드, 일본 도요타에 이은 세계 제4위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하게 됐다.

르노-닛산 제휴는 또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경을 초월한
"몸집 부풀리기"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르노는 닛산 모기업 외에 계열 트럭업체인 닛산디젤공업 지분 22.5%를
취득하게 된다.

또 닛산의 유럽내 5개 할부금융사 및 아프리카 공장을 매입하는 등 총
6천4백30억엔(약 54억달러)을 출자한다.

양사는 이와 함께 세계적 규모의 공동 부품조달, 엔진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의 공동개발, 공장의 상호이용, 각 지역에서의 판매 협력 등 폭넓은
업무제휴에도 합의했다.

2조엔이 넘는 부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 온 닛산은 르노의 손을 빌어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닛산은 올해 2억5천만달러의 적자가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왔다.

닛산은 이번 제휴를 계기로 최근 수년간 강세를 보여온 유럽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생산대수 면에서 세계 11위에 머물렀던 르노는 이번 제후로 일약 세계 4대
자동차메이커로 뛰어오르게 된다.

닛산은 현재 세계 7위 메이커다.

르노는 또 세계 각 지역에 퍼져 있는 닛산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업계에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된다.

르노는 양사 제휴로 오는 2002년까지 약 33억달러에 이르는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는 멕시코와 남아공에서 양사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을 통합,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닛산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도 노리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르노-닛산 다음 차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제휴는 당장 일본 제3위 업체인 혼다와 제4위 업체인 미쓰비시에
직접적인 충격을 미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미쓰비시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합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양사는 이미 생산부문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던 터여서 미쓰비시의
선택여부에 따라 합병 가능성도 높다.

또 올초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미국 포드와 독일 BMW, 일본 혼다를
엮는 대형 합병설도 관심사다.

이 합병설은 관련 업체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꺼진 불은 아니다"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번 닛산-르노 제휴는 당장 GM이 추진하고 있는 스웨덴의 사브 인수
협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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