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23일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재로선 환율안정을 위한 별다른 돌파구도 없는 상황이어서 러시아 경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전날의 달러당 23.92루블에서
24.29루블로 폭락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적극 개입했지만 1억8천3백만달러의 외환보유고만 소진한
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가 코소보 사태로 미국 방문을
취소하면서 당분간 국제사회로부터 자금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프리마코프 총리는 당초 이날 워싱턴을 방문, 앨 고어 미국 대통령과 만난후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재개 협상을 가질 예정이었다.

러시아는 올해 환율을 연평균 달러당 21.5루블로 예상하고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환율이 급락하면서 재정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IMF가 작년말 이후 동결해온 1백73억달러의 구제금융중 적어도
40억달러 이상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이미 지불유예 상태인 채무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