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환경이 삭막해 지고 생활이 각박해지면서 인간을 자연이 서로
교감하게 만들어 주는 사업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한동안 애완동물과 꽃 나무 등을 파는 가게가 성업을 이루더니 요즘
일본에서는 "돌맹이 가게"가 인기다.

값비싼 수석이 아니라 가지고 다닐 수도 있는 조그만 돌을 파는 가게다.

머리를 노란 색으로 물들이고 가죽 옷에 쇠줄을 감은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하라주쿠에 명소가 생겨났다.

"코스모스 페이스"라는 돌맹이 상점이 바로 그곳.

15평 남짓한 이 상점엔 하나에 1백엔 밖에 안되는 그저 발에 치이는
돌맹이에서 부터 7백엔 짜리 노란색 수정 등 10만여 점의 돌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수만엔을 호가하는 잘생긴 수석도 있기는 하지만 고가품은 대부분
전시용이나 다름없다.

손님들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고 값싼 돌을 찾을 뿐 아니라
이 상점도 그런 돌을 판매하는 데 주력한다.

돌에는 각각 다양한 효능설명서가 붙어있다.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일할 의욕을 북돋아준다", "심신의 에너지를
증대시킨다"는 식이다.

거의 믿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아도 될 효능들이다.

가게주인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게 아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다만 손님들이 신비감을 느끼고 의지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 같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수석처럼 선반 위나 거실에 잘 모셔두는 것 만으론
안된다.

돌마다 독특하면서도 까다로운 관리방법이 붙어 있다.

값이 조금 비싼 돌의 경우엔 "매일 아침 두방울씩 물을 줘야 한다"고
써있기도 하다.

"한달에 한번씩 언덕배기에서 굴려줘야 한다"는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살 수있는 것도 있다.

관리방식을 지키지 않으면 효능이 없다는 당부도 따른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연인끼리 찾아오는 젊은
사람도 적지 않다.

값이 싸기 때문에 단골손님까지 생겨났다.

뺄것 다 빼고도 한달에 30만엔 이상은 남긴다는 게 가게주인의 자랑이다.

이곳에서 돌을 사간 마유미(27)는 돌을 기르는 재미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CD 플레이어 위에 모짜르트의 교향곡을 올려 놓는다.

혼자 듣기 위한 게 아니다.

돌이 아침을 상쾌하게 맞을 수 있헤 하기 위해서다.

커튼을 열어 돌들에게 햇볕이 들게 한 뒤 분무기로 물을 뿌려 준다.

그런 뒤에야 모닝커피를 마신다.

그는 매일 아침 이렇게 하는 게 일상생활이 됐으며 그래야 기분이 상쾌해
진다고 말한다.

말 못하는 물건에 정성을 쏟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신과의사인 사이토는
"물건에 상징을 부여하면서 만족을 추구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