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 기업인수합병(M&A)열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위기상황은 진정세로 돌아섰으나 브라질 러시아 등이
금융위기의 새로운 진원지로 등장하면서 외국투자가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영국 투자은행인 로버트플레밍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진 기업 M&A는 금액기준으로 60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해 상반기의 1백10억달러의
절반수준에 그친 것이다.

건수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45건에서 22건으로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한국과 태국에서의 M&A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54억달러(15건)에서 하반기에는 11억달러(3건)
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태국도 지난해 하반기중 단 2건(5억달러)만이 성사돼 상반기 15건
(22억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 전체로는 지난해 상반기 3백40억달러에서
하반기 3백80억달러로 약 40억달러 가량 늘어나긴 했다.

그러나 브라질 국영전화회사 텔레브라스의 해외매각(2백억달러)을
제외하면 신흥시장 전체의 M&A 규모도 40%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건수로는 1백38건에서 81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조나단 가너 로버트 플레밍사 수석연구원은 "아시아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흥미가 극에 달했던 시기는 외환위기의 파장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상반기였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가너 연구원은 "97년에 이어 지난해 신흥시장에서의 기업 M&A규모가
여전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긴 했지만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앞으로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M&A는 간소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사분규나 정치적인 소요 등 아시아 각국이 안고 있는 개별적인
문제들도 외국인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M&A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분야는
정보통신분야로 금액기준으로 2백40억달러(3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은행 등 금융분야가 1백억달러(39건), 수도 전기 등 공공서비스분야가
68억달러(19건), 공항 등 항공분야가 57억달러(5건)를 각각 기록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