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당분간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또 금리인상이 늦추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되면서 미국의
주가가 이틀째 큰 폭으로 뛰고 채권 값도 회복세를 보였다.

그린스펀 의장은 23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미국
경제동향에 대해 보고하는 가운데 "현재 미국경제에는 금리인상 요인과
인하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 요인으로는 <>작년 4분기의 성장율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6%선으로 추정되는 점과 <>1월중의 신규취업자가 24만5천명에 달한 점
<>1월중 생산자 물가가 0.5% 상승한 점 등을 지목했다.

반면 러시아 및 중남미의 경제상황이 여전히 불투명 한 점과 미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점 등은 금리인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스펀은 또 인터넷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한 미국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다소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일부 종목의 상승세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의회 증언에서는 "최근의 주가 수준은 기업들의 실상에
비해 과대평가 돼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중립적" 발언은 다음달 3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그린스펀의 이같은 중립적 태도를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호재성 신호로 받아들였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필 로스는 "그린스펀의 발언이 최근 몇일간 시장을
지배했던 금리인상에 대한 비관적 분위기를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둔 22일 뉴욕 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인상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포되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올들어 3번째로 큰 폭인 2.3%나 상승했다.

또 30년물 국채 가격도 강세를 보여 수익률이 연 5.35%로 떨어졌다.

이날 주가상승에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율이 당초 전망치인 2.1%보다
훨씬 높은 3.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메릴린치의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달러화 시세는 달러당 1백20엔선으로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에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최근 몇일간 달러가 급등한데 따른
이식매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며 조만간 엔화가 다시 약세행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