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시장 분위기가 지금까지의 금리인하에서 금리인상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들은 5일 "미국 연준리(FRB)가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며 "오히려 올해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월가의 유명한 경제컨설팅업체인 국제전략투자(ISI)의 에드워드 하이먼
사장은 "미국으로서는 지금 경기과열을 우려해야 할 형편"이라며 "FRB가
금리정책의 무게중심을 인상쪽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올해 1.4분기및 상반기의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각각 4%및
3.5%로 올려 잡았다.

당초 그는 이기간중 성장률을 각각 2%로 전망했었다.

리먼 브러더스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이튼 해리스도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당초의 2%에서 3.1%로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FRB가 금리를 올린다 해도 그 시기는 올 하반기는
되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경기가 좋지만 아직 변수가 많아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해도 월가의 관심이 그동안의 "금리인하 여부"에서 "금리인상
여부"로 바뀐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4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62.31포인트(0.7%) 떨어진 것도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작년 4.4분기에 5.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경제는 사실 인플레를
우려한 금리인상을 예상해야할 정도로 경기지표들이 호조일색이다.

작년 12월 제조업계의 공장수주액은 전달보다 2.3% 증가, 지난 13개월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도 3주 연속 감소하면서 작년 12월중반
이후 가장 적은 29만2천명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경기선행지수도 0.3% 상승, 6-9개월후의 경기가 좋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제조업경기 실태를 보여주는 제조업구매관리지수(NAPM)도 지난해 12월에
49.5를 기록, 전달보다 4.2포인트나 올랐다.

이 모두 미국경제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이와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안에 미국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아직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되고 있지만 경기둔화시기는 크게
늦춰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