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으로 몰렸던 브라질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으로 회생의
길을 밟게 됐다.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와 페드로 말란 브라질 재무장관은 4일 "양측이
IMF 자금지원조건 수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는 당초 예정대로 다음달에 약 90억달러의 2차 지원금을
브라질에 제공한다.

이로써 연초에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했던 브라질 경제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합의 내용=올해 브라질의 경제운용 목표가 작년에 합의된 것보다
많이 완화됐다.

우선 올해 인플레억제 목표치는 10%선(작년 합의 2%)으로 결정됐다.

또 외환보유액도 2백억달러(3백80억달러)이상만 유지하도록 했다.

재정적자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0-3.5%(2.6%)대로 상향 조정됐다.

브라질의 악화된 경제상황을 감안,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브라질이
지켜야 할 조건이 크게 완화된 게 수정합의의 골자다.

이같은 거시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브라질은 통화 금융 재정 등의
구조개혁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후 물가가 안정되면 안정되면 브라질중앙은행은 IMF와의 협상을 거쳐
현재 연 39%인 기준금리를 인하하도록 돼 있다.

<>시장 반응=브라질 외환시장 및 증시는 이날 IMF합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5일에는 오히려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이미 시장에 반영된 때문이다.

최근들어 금융시장은 회복세를 타고 있다.

레알화 가치는 현재 달러당 1.81레알로 지난주 말의 달러당 2.17레알에
비해 크게 올랐다.

상파울루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8천6백선으로 자유변동환율제 채택으로
폭락했던 지난달 14일(5,057)에 비해 71%나 급등했다.

한때 하루에 10억달러가 넘던 자본이탈규모도 최근에는 하루에 1억-2억달러
로 크게 줄었다.

시장전문가들은 "외화유출 러시가 진정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전망=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

경제성장률이 작년의 약 마이너스 1%에서 올해는 마이너스 3-5%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물가안정 여부가 올해 브라질경제의 관건이라며 인플레율이
지난 80년대처럼 연간 수백-수천%에 이르면 브라질경제는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날 새로 합의된 경제운용조건들이 그다지 까다롭지 않아
브라질정부로서는 한층 여유있게 경제위기에 대처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샐러먼 스미스 바니증권의 중남미경제 전문가 조 페트리는 "IMF의
자금지원으로 브라질이 물가가 제대로 잡으면 브라질 경제가 다시
위기상황으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