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투자 열기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첨단기업과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상장돼 있는 나스닥 증시는
용광로보다 더 뜨겁다.

나스닥 지수는 28일 2.92%가 올라 2477.34포인트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만도 10번째 기록경신이다.

평균 이틀에 한번꼴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개별 종목의 주가는 더욱 아찔할 만큼 치솟고 있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e베이사의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34%나 폭등, 주당
3백3달러에 달했다.

4개월전 상장당시의 18달러에 비하면 무려 17배로 뛰어오른 가격이다.

인터넷 주식의 대표주자인 아마존 주식도 지난 한달새 3배 가량 뛰었다.

아마존은 2001년까지는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 확실한데도 주가는
상승일로의 일방통행중이다.

인터넷 검색엔진 운영업체인 야후 주식도 연일 상승세다.

이 회사는 특히 개인 홈페이지 제공업체인 지오시티를 인수키로 한데
이어 또다른 인터넷 업체를 인수할 뜻을 밝히고 있어 주가상승에 힘이 붙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전자신문사인 마켓워치도 지난 15일 상장첫날 주가가
5배나 뛰는 등 인터넷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나스닥 증시가 이처럼 과열 양상을 보이자 미국의 정책당국자들은 연이어
투자자들에게 경고 사인을 보내고 있다.

아더 래빗 증권거래위원회(SEC)위원장은 지난 27일 "주식투자자들이
심지어 학자금 융자까지 동원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주식투자와 관련된 민원접수가 3백30%나 증가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래빗 위원장에 이어 앨런 그린스펀 의장도 또한번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그린스펀의장은 28일 미 상원 예상위원회 답변에서 인터넷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를 복권을 사는 것에 비유했다.

투자자 전체로 볼 때는 기대수익이 투자금액에 못미치는 것이 확실한데도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일확천금"의 가능성 때문에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그린스펀은 다만 "이같은 복권 구매형 주식투자가 미국 경제 전체로
봐서는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주식투자자들은 당국자들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28일 뉴욕증시에서는 그린스펀의 발언이 전해진 후 잠시 주가가
멈칫했다가 곧이어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이와관련 증권사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은 현재의 수익성보다는 장래의
성장 가능성에 승부를 걸고 있다"며 당분간 인터넷 주식의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