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대만 금융산업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신설 은행들의 자금난이 전체 금융업계로 번질 조짐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최신호에 따르면 대만의
주요 신설 민영은행들은 최근들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심한 자금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판아시아은행 등 건설업체 분야 대출이 많은 7~8개 은행은
작년말 이후 도산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부동산 경기는 지난 여름이후 급격히 침체돼 주요 건설업체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1~92년중 신설된 16개 민간은행들의 부실채권(90일이상 이자를
받지 못한 대출)규모는 전체 대출의 7~8%에 달하고 있다.

부실채권율은 건설업체의 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상반기
중에는 10%를 웃돌 전망이다.

이들 16개 은행중 8개 은행의 주가는 현재 타이베이(대북)주식시장에서
액면가(30센트)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인 신설은행인 판아시아은행의 경우 부동산 분야에만 8억4천만달러를
대출해 부도위기를 맞고 있다.

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전문업체인 에버포천(장억)은 지난해말
이 은행의 주식 22.5%를 액면가 이하로 매각하는등 자구노력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나 현재 은행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분야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서 금융업계의
부도 및 이에 따른 채권손실이 전 금융계로 확산되고 있다.

타이베이의 한 금융관계자는 "신설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수백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특정 은행이 쓰러질 경우 금융계에 부도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은행의 건설업계 대출규모는 지난 96년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8천억대만달러(약 1천9백84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만이 이미 수출감소 실업증가 등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최근의 금융문제는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가 대만에
상륙하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라고 말했다.

롤 콜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아태국장은 최근 "대만은 중국 인도
등과 함께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타이베이 주식시장의 가권지수는 은행 및 건설업체의 부도 우려로 최근
2개월동안 약 18%가 폭락, 현재 6,120포인트선에 형성되고 있다.

한편 대만은 26일 유럽연합(EU)과 WTO(세계무역기구)가입을 위한
관세인하협정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대만은 WTO회원국중 협정미체결국인 캐나다 홍콩 등과 별도의
관세협정을 체결하면 WTO에 가입하게 된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