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경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레알화 가치의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외자 이탈도 멈추지 않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주가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레알화 평가절하와 변동환율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불길은 인근 남미국가로
확산되는 중이다.

레알화 가치는 21일 한때 달러당 1.75레알까지 폭락했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달러당 1.80레알도 금방 무너질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다.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도 4.6%나 떨어졌다.

이날 외자도 3억달러가 빠져 나갔다.

이로써 금주들어서만 14억달러가 탈출했다.

이때문에 연초 3백57억달러이던 외화보유액이 3백억달러도 채 안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지금 위기의 악순환에 놓여있다.

"외자이탈->레알화 하락->주가하락->대외신인도 하락->외자이탈"의
반복이다.

뱅크오브어메리카(BOA)의 통화전략가 프랭크 공은 "브라질 경제위기가
1년반전의 태국상황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한다.

태국에서 외환위기가 진행될 때의 순서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97년7월 태국의 바트화 평가절하후 태국주가는 3일 연속 상승, 50%가량
치솟았다.

그러나 그후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평가절하후 바트화의 하락세는 지속돼 바트가치가 애초의 절반으로 될
때까지 속락했다.

지금의 브라질 상황도 이렇다.

지난 주말 레알화 평가절하후 주가는 4일 연속 상승, 약 50%가량 회복됐다.

그러다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평가절하직전 달러당 1.21레알이던 레알가치는 줄곧 하락,1주일사이에
40%나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레알화가 앞으로 달러당 2.3-2.4레알의 "절반 가치"수준까지
내려간 다음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바트화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는 태국금융위기가 아시아전체로 확산됐듯이 브라질위기도 중남미전체로
퍼질 것이라는 진단이기도 하다.

이날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주가가 일제히 빠진 것도 이때문이었다.

이런 연유로 미국 골드만 삭스은행은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
3국 은행부문에 대한 투자등급을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금융시장이 이처럼 불안한 가운데 브라질중앙정부는 이날 외환위기를
촉발시킨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 대한 정부지원금 1천5백만달러의 지급을
중지시켰다.

미나스주가 중앙정부에 빚을 갚지 않기로 한데 대한 보복조치다.

이때문에 브라질사태의 원인인 정치불안이 다시 불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널드 미첼 세계은행 선임연구원은 "브라질은 세계경제를 언제라도
다시 뒤흔들수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강조한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