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브라질 사태와 중국내 부실금융 문제가 홍콩 증시를 포위공격하는
형국이다.

항셍지수는 연나흘째 날카롭게 떨어져 10,000선을 깨고 9,700으로
내려앉았다.

새해들어 11,000선을 공격하던 시세가 주저앉기 시작한 것은 브라질
사태가 지구반대편 홍콩증시에 일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한차례 환투기 공격을 받았던 만큼 브라질 사태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홍콩에 대한 신뢰도를 급전직하로
떨어뜨렸다.

중국 광둥투신의 파산과 다롄투신의 청산문제등으로 홍콩증시는 가뜩이나
기력을 상실해놓고 있던 터였다.

여기에 홍콩상하이 은행(HSBC)이 태국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지난 20일자 보도는 중국관련주와 금융주를 폭락세로
이끌었다.

금리도 오르고 있다.

홍콩의 은행간 금리(HIBOR)는 22일 전일보다 0.30%포인트 오른 연6.80%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해 16%까지 올랐던 데 비기면 아직 "미동"에 불과하지만
금리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측에서는 이런 미세한 변화도 결코
놓칠수 없는 악재로 평가한다.

홍콩은 페그제(pegging)로 불리는 고정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다.

페그제 하에서 금리가 올랐다는 얘기는 그만큼 홍콩달러에 대한 매도
압력이 있었다는 것을 반영한다.

브라질 역시 크로울링 페그(crawling peg)라고 하는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해왔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돌아가면서 고정환율이 무너지고 있는 터에 홍콩
역시 결국엔 고정환율을 풀고 변동환율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달러에 대한 환투기가 필연적으로 재연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상황들이 홍콩증시와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해 놓고 있다.

홍콩의 기초경제여건 역시 낙관불허인 상태다.

경제성장율은 지난 98년 3.4분기 동안 무려 마이너스 7%였고 실업율은
이미 사상최고치(5.8%)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에 이어 홍콩도 미달러화를 법정화폐(Leagal
Tender)로 쓸 것이라는 치욕적인 전망들이 나와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홍콩시장의 불안이 자칫 위안화 절하와 아시아시장의 동반하락
현상을 초래할 개연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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