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걸프전이후만도 세번째다.

미국은 지난 93년에 두차례 바그다드를 폭격했다.

하지만 앞서 두차례의 폭격과 이번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전에는 하루 이틀동안 미사일을 발사하며 압박을 가한뒤 끝냈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윌리엄 코언 미국국방장관은 "19일 시작되는 이슬람의 라마단(금식월)기간
에도 필요하다면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이번 공격이 4일이상 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번 군사행동에서 정해진 데드라인은 없다"고 강조해 곧이어
추가공격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시말해 미국이 원하는 목적이 달성될 때 까지 이라크를 몰아부치겠다는
얘기다.

미국은 종전과는 달리 이번엔 후세인을 제거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라크가 물러서더라도 미국이 총구를 거둘 가능성은 작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더군다나 이번엔 미국의 정치상황이 미묘하다.

이번 이라크 공격은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투표가 막 시작되려는
찰라에 시작됐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이유로 탄핵투표는 연기됐다.

만일 곧바로 공격을 끝낸다면 클린턴에 대한 탄핵논의도 재개된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클린턴이 쉽게 이라크 공격을 끝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때마침 미국내 극우파들은 이번 기회에 후세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대로 놔두면 두고두고 골치를 썩일 테니 이번 기회에 도려내자는 주장
이다.

상원의원 6명은 이미 후세인 제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번 공격이 언제까지, 어떤 강도로 지속될 것인지에는 이라크의
태도와 미국의 정치상황이라는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